결혼준비 포스팅에 앞서, 나는 평소에 결혼식에 대한 아무 로망이랄게 없었고 식 자체는 작게 할 수 있으면 작게 하고싶다고 항상 생각해왔다.

결혼식을 다녀보니 굳이 예식 자체에 크게 힘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예식장에서 신랑신부는 손님들과 인사하고 얘기나눌 시간이 부족해보였고, 정신없이 진행되니까 나중에 사진이나 영상을 보고서야 누가 왔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물론 일반적인 예식장에서 보통 남들이 하는대로 진행하는 편이 가장 간단하고 신경쓸 부분도 적고 비용도 적게 든다고 한다. 게다가 부모님들의 행사라고 생각하면 신랑신부는 의견을 내기가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2020년에 예식을 미루는 주변 사람들이 많아졌고, 한 친구는 결혼식을 두 번이나 미루었다가 결국 코로나 상황이 가장 심각해졌을 때 식을 올리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 준비를 하게되었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너무나 다행히! 양가 부모님들도 결혼식을 작게 준비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주셔서 스몰웨딩 베뉴를 알아보게 되었다.

날짜는 가을 중에서 예약이 되는 토요일로 하기로 했고, 보증인원은 100명 이하로, 가능하다면 60명 이하로 알아보았다.

100명 이하의 보증인원이 가능하면서 밝은 분위기의 홀 위주로 알아보았고, 그 중 세 곳에서 상담을 받았다.

  1. 마리앤코 서초 (디토 레스토랑)

가장 먼저 방문했던 곳. 주말 저녁으로 상담예약을 했고 레스토랑 한켠에서 상담을 할 수 있었다. 스몰웨딩 디렉팅 업체 ‘마리앤코’에서 제휴를 맺어 레스토랑을 대관해주는데, 평소에는 이탈리안 음식점으로 운영되고 행사가 있을때만 전체 대관을 한다.

장점)

  • 대관료 없고, 웨딩 코디네이션 (디렉팅) 비용이 있음
  • 보증인원은 최소 50명 ~ 최대 90명 정도
  • 레스토랑 전체 대관이며 인테리어 및 주변환경 깔끔 (옆건물이나 오는 길, 지하주차장에서 올라오는 길도 깔끔하다)
  • 점심예식의 경우 12시에 식 시작 ~ 15시까지인데 식 시작하기 1시간 30분 전에 도착해서 리허설 및 가족들 촬영을 먼저 진행하므로 실제 4시간 30분으로 생각하면 된다. 굉장히 여유로운 시간!
  • 점심은 세미뷔페 + 스테이크 / 양식 코스도 있는데 뷔페가 나은 듯 했다
  • 레스토랑 웨딩이라 너무 파격적인거 아닌가 했지만 레퍼런스가 꽤 있음
  • 빔프로젝터 1대
  • 날씨가 괜찮으면 폴딩도어를 모두 열어서 반 야외 느낌을 낼 수 있다
  • (나에게 장점) 신부대기실 공간 안만들어도 된다
  • 지하주차장: 지하1층 30대 주차장 또는 지하2층 기계식주차 20여대로 넉넉하고 3시간 무료, 주차장에서 엘레베이터 연결 된다
  • 실제로 들어보니 스피커 음향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 제휴업체가 많고 디렉팅이 체계적인 편이라 플래너가 없어도 충분히 진행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점)

  • 탈의실이 작음 (식당 직원 탈의실 이용하거나, 건물지하 회의실 이용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함)
  • 실내 조명이 세지 않아서, 핸드폰으로 사진찍으면 역광 사진 많을 듯
  • 서초역에서 도보 15분 또는 마을버스 이용
  • 식대와 생화장식이 다른 곳보다는 비싼 편
  • 공간을 여유롭게 쓰려면 손님이 많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견적 전부 부가세 제외

써보니까 장점이 많네…

2. 아모르하우스 (역삼역에서 450m)

스몰웨딩 중에서도 그나마 보증인원 100명부터 시작해서 손님이 좀 많을 경우 괜찮아보였던 곳.

장점)

  • 사진으로 봤을때 예뻐보였고, 연회장이 1층~2층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색다른 분위기
  • 1층과 2층은 동일한 음식을 두 벌 세팅
  • 입구가 예쁨..?
  • 조화장식 세팅된걸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아보였음
  • 신부대기실 안쪽 공간이 넓어서 탈의실로 쓰거나 짐 보관하기에 좋음 (화장실은 없음)
  • 3시간 대관
  • 대관료도 약간 있고 보증인원 다른곳보다 높은 편인데도 생화로 했을 때 총 견적이 저렴한 편

단점)

  • 계단이 너무 많음. 입구부터 계단이어서 가족이나 하객중에 걷는게 불편하신 분들이 있으면 패스.. 게다가 신부도 2층 계단에서 입장하는데 엄청 가팔라서 과연 힐신고 드레스입고 내려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1층에서 서있다가 입장하기도 한다고..
  • 신부대기실이 2층에 있고, 신부대기실을 이용한다면 모든 하객들이 2층에 올라왔다가 내려가거나 해야하는 이상한 동선
  • 1층 식당에 화장실이 너무 밥먹는쪽에 있음
  • 주택가에 위치해서 찾기 어려울 수 있고, 저멀리 보이는 주차장이 있지만 하객 몰리는 시간에는 주차 정리가 안돼서 고성이 오고갔다는 후기를 읽음 (2시간 무료)
  • 바로 앞 주택 건물 재건축 공사중이라 너무 어수선했는데 내가 알아본 날짜는 건물 공사 끝나있을 때이긴 했다.
  • 뷔페 음식 진열되는 곳이 좁고, 얘기를 들어보니 음식 준비를 지하에서 한명이 하는 듯…? 대표 어머님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리필이 늦다는 평이 있다)

아모르하우스는 계단때문에 패스했다. 여긴 보증인원보다 훨씬 적게 부르거나, 저녁예식을 하거나 피로연을 진행할 때 좋을 것 같았다.

3. 다노이 (선릉)

여기는 가장 기대했던 장소인데 실제로 가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장점)

  • 선릉역에서 도보 5분
  • 지하이지만 층고가 높고, 인테리어가 매우 예쁘고 분위기가 좋음
  • 최소보증 60~120명 (근데 100명 넘으면 좁을 듯)
  • 엘레베이터 있음
  • 가족 및 친인척용 식사공간 별도로 분리 가능
  • 신부대기실 없음
  •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려준다고..
  • 코로나로 사회적거리두기가 만약 격상되면 식사 또는 간식+답례품을 제공한다고 함 (가격대별로 답례품 종류가 잘 준비되어 있었음)
  • 생화 꽃장식 가격이 가장 저렴했음 (꾸며져있는 걸 봤는데 부족해보이지 않았다)
  • 제휴업체가 잘 되어있었음
  • 3시간 대관
  • 부가세 별도지만 총 견적이 저렴한 편

단점)

  • 상담이 별로였다. 상담예약도 꼬여있었고 주차장 안내가 모호했음
  • 건물 옆 주차타워 쓰는줄 알았는데 못쓴다고 안된다고???했다. 다른 택시주차장?? 쓸수있다고 다 주차 가능하다고 하는데 되게 설명이 부족했음
  • 내부는 예쁜데, 건물 뒷쪽과 옆건물, 주변환경이 매우 더러웠다. 옆건물은 호프집이라서 전체 흡연구역인지 담배꽁초가 산처럼 쌓여있었고, 다노이 건물 1층은 심지어 곱창집 ㅠㅠ  좀 어둑어둑한 저녁에 예식을 하면 괜찮을것 같은데 화창한 대낮에 거기로 간다면 매우 깰 것 같았다
  • 길이 좁고 입구를 찾기 어렵다
  • 1인당 1만원의 대관료

여러 가지를 비교한 끝에 마리앤코와 디토 레스토랑에서 진행하기로 계약을 했다.

그렇게 해서 날씨가 좋을 것 같은 어느 가을 날, 토요일로 예식일이 정해졌다.